내 문제의식은 시스템과 집단 질서에 대한 의심으로부터 출발하여 지금은 시간과 움직이는 것에 주목하여 작업하고 있다.
작업을 이루는 가장 큰 특징은 '투쟁도, 섭취도, 생식도, 관음도'이다. 이는 삶의 가치를 조명하고자 펼치는 어둠으로서, 빛의 바탕으로서, 삶 자체를 상징한다.
터부시되는 무한한 투쟁과 먹이 활동, 생식 활동과 관음觀淫이 이루어지는 근대적 풍경을 통해 시간과 삶에 대해 고찰한다.
아버지의 투병 생활을 지켜보며, 몸을 움직일 수 있음에 대한 감사함과 삶 자체의 숭고함, 시간의 유한함을 자각하게 되었다.
현장에서의 모필 사생을 통해 시간성과 감정을 필선에 담아, 작업의 의미를 분명히 한다. 여기에 박제된 듯 고정된 동물의 그림자 따위를 분채粉彩로 칠해 올린다.
움직이는 식물과 멈춰진 동물.개체의 속성에 반하여 연출하고 작업의 의도에 따라 숲에서 채집한 식물성 안료로 염색하기도 한다.
유한한 삶의 가치를 움직이는 것과 멈춰진 것의 대비로써 드러내고자 한다. 우리는 시간에 속박된 유한한 존재다.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한 까닭이다.